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확률론과 수리통계

물리량과 적률의 비교

아래에서 소개할 특정 물리량과 적률을 구하는 식이 같은 것은 단순 우연의 일치이고,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. 다만 물리학의 물리량과 통계학의 적률을 비교하여 기억하면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적률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정리해둔다.

지난 글 ‘확률밀도와 확률질량의 이해’를 참고하면, 더 깊은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.

#1. 총질량=0차 원적률(상수 1)

0차 원적률은 항상 확률의 총합으로, 상수 1이다. 확률공간에서 표본공간 $\Omega$의 확률측도를 1로 정했으므로 (콜모고로프 공리) 모든 종류의 확률변수에 대해 다음이 성립하기 때문이다.

$$ \mathbb E[X^0]=\sum_{x}P(X=x)=\int_{-\infty}^{\infty}f_X(x)\space dx\equiv1 $$

확률질량 $P(X=x)$를 물리학의 질량 $m(x)$으로 바꿔서 생각해보자. $m(x)$는 $x$번째 물체의 질량을 나타낸다. 따라서 여러 물체의 총질량(Total Mass; 总质量)을 구하는 식은 $\sum_{x}m(x)$이다. 이 값이 1인지는 알 수 없다. 물리학은 통계학과 달리 총질량의 값이 어떤 수라고 정해놓지 않기 때문이다.

확률밀도 $f_X(x)$을 물리학의 밀도함수 $\rho(x)$로 바꿔보자. $\rho(x)$는 어떤 1차원 물체(얇은 줄)의 위치 $x$에서의 밀도이다. 하나의 물체의 위치마다 밀도가 다르다고 생각해보는 것이다. $\rho(x)\space dx$는 $x$근처의 미세질량이고 이것을 모두 합한 것이 바로 총질량 $\int_{-\infty}^{\infty}\rho(x)\space dx$이다. 역시 이 값이 반드시 1이라고는 할 수 없다. 하나의 물체의 총질량을 1이라고 정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.

지난 글에서 밀도와 확률밀도를 비교하는 그림을 그렸다. 확실히 질량과 확률질량, 밀도와 확률밀도는 서로 대응되는 개념이다.

정리하자면 0차 원적률은 총확률질량이고, 콜모고로프 공리에 의해 이 값은 항상 1이다. 그리고 물리학에서 여러 물체의 총질량이나 하나의 물체의 총질량을 구하는 식은 0차 원적률을 구하는 식과 일치한다. 다만, 그 값이 1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.

#2. 질량중심=1차 원적률(기댓값)

확률변수의 1차 원적률은 기댓값이다. 기댓값은 확률질량을 가중치로 삼는 가중평균이다.

$$ \mathbb{E}[X]=\sum_{x}xP(X=x)=\int_{-\infty}^{\infty}xf_X(x)\space dx $$

기댓값은 물리학의 질량중심(Center of Mass; 质心)에 대응된다. 다음 그림과 같이 여러 물체가 올려진 지렛대를 생각해보자.

각 물체의 위치를 $x$, 그리고 위치 $x$에 놓인 물체의 무게를 $w(x)$, 질량을 $m(x)$라고 놓자. 이때, 지렛대가 평형을 이루도록 하는 받침점의 위치는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.

$$ \frac{\sum_{x} x\cdot w(x)}{\sum_{x} w(x)}=\sum_{x}\left( x\cdot\frac{w(x)}{\sum_{x} w(x)}\right)=\sum_{x}\left( x\cdot\frac{m(x)}{\sum_{x} m(x)}\right) $$

식에서 보이듯이 지렛대를 평형으로 만드는 받침점의 위치는 ‘각 물체의 무게가 총 무게에서 차지하는 비중’ (무게 비중)을 가중치로 삼는 가중평균이다. 한편 물체의 질량 $m\propto w$ 이므로 식에서 무게 $w$를 질량 $m$으로 바꿔도 전혀 문제가 없다. 즉, 무게 비중은 질량 비중이 된다.

이 비중은 $X=x$일 확률질량 $P(X=x)$에 대응된다. 실제로 뒤의 비중을 $P(X=x)$로 바꾸면 이산확률변수의 기댓값을 구하는 식과 정확히 일치한다. 바꿀 수 있는 이유는 확률론의 세계에서는 총 확률질량이 항상 1이기 때문이다.

지난 글에서 기댓값을 설명할 때 들었던 예시인 국영수 성적으로 가중평균을 구하는 것을 생각해보자. 평정자가 수학점수를 중시하여 수학에만 2배의 가중치를 부여했다. 즉,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평균성적을 구하는 것이다.

각 과목의 점수는 이산확률변수이고, 이것의 기댓값이 곧 가중평균이다. 그림으로 나타내면 가중평균은 다음과 같이 받침점의 위치, 즉 질량중심이다.

이와 비슷하게 연속확률변수의 기댓값에 대해서도 질량중심을 생각할 수 있다. 어떤 물체가 여러개의 질점으로 이루어져 있고, 각 질점마다 밀도가 다르다고 생각할 때, 이 물체의 질량중심은 모든 질점의 위치를 가중평균해서 구한다. 가중치는 각 질점의 질량이다.

#3. 관성모멘트=2차 원적률, 2차 중심적률(분산)

관성모멘트(Moment of Inertia; 惯性矩) 또는 회전관성(Rotational Inertia; 转动惯性)은 물체가 회전운동을 유지하려는 성질을 나타낸다.

회전축까지의 거리가 $r$이며 질량이 $m$인 입자들의 관성모멘트는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.

$$ I=\sum_{i}r_i^2m_i $$

회전축이 원점을 지난다는 가정하에 입자의 위치를 $\mathbf{x}$로 두면, 관성모멘트는

$$ I=\sum_{\mathbf{x}}\vert\mathbf{x}\vert^2m(\mathbf{x}) $$

입자의 질량 $m(\mathbf{x})$를 확률질량 $P(X=x)$로 대체하고, 입자와 회전축 사이의 거리 $\vert\mathbf x\vert$를 관측값 $x$로 대체하면, 이산확률변수의 2차 원적률을 구하는 식이 된다.

$$ \mathbb{E}[X^2]=\sum_{x}x^2P(X=x) $$

관성모멘트는 통계학의 관점으로 봤을 때 입자의 위치라는 이산확률변수의 2차 원적률을 구한 것이다. 이때 입자는 가산 무한개이다. 만약 비가산 무한개라면 연속확률변수의 2차 원적률을 구한다고 생각하자. 기호는 시그마 대신 인테그랄을 쓸 것이다.

이번에는 원점을 지나던 회전축이 질량중심을 통과하도록 $\boldsymbol \mu$만큼 평행이동했다고 하자. 이 새로운 회전축에서 측정한 관성모멘트 $I_{\mathrm{CM}}$은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.

$$ I_{\mathrm{CM}}=\sum_\mathbf {x}\vert\mathbf{x}-\boldsymbol{\mu}\vert^2m(\mathbf x) $$

통계학의 언어로 바꾸면 2차 중심적률, 분산을 나타낸다.

$$ \mathbb{E}[(X-\mu)^2]=\sum_{x}(x-\mu)^2 P(X=x) $$

한편, 원래의 회전축에서 측정한 관성모멘트를 $I$와 새로운 관성모멘트 $I_{\mathrm{CM}}$ 사이에 다음 등식이 성립한다. 이를 평행축 정리(Parallel Axis Theorem; 平行轴定理)라고 한다.

$$ I_{\mathrm{CM}}=I-\vert\boldsymbol{\mu}\vert^2\sum_{\mathbf x}m(\mathbf x) $$

통계학의 세계에서는 모든 입자의 총질량 $\sum_{\mathbf x}m(\mathbf x)=1$이다. 따라서 평행축 정리는 분산을 계산하는 방법인 ‘제곱의 평균 빼기 평균의 제곱’과 일치한다.

$$ \mathbb{E}[(X-\mu)^2]=\mathbb{E}[X^2]-\mu^2 $$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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